이전에 취리히 대학교에 입학한 후 Welcome day event에 다녀온 후기를 적었죠. 그런데 이번에 또 웰컴 데이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다른 학교에 신입생으로 재입학한 것은 아니고, 학교에서 행사에 또 초대를 해줬어요. 제가 두번째 웰컴 데이 행사에 가게 된 이유, 그리고 봄학기 웰컴 데이 행사와는 어떻게 달랐는지, 어떤 점들을 느꼈는지 자세히 풀어볼게요.
Welcome Day event에 또 참석한 이유
우리나라는 3월에 시작하는 봄 학기가 메인이라면, 스위스는 9월 중순에 시작하는 가을학기가 메인이에요. 그래서 가을학기의 입학생이 봄학기보다 훨씬 많습니다. 기초수업들도 가을학기에 주로 배치되는 편이구요. 웰컴 데이 이벤트도 학교 차원에서 훨씬 규모있게, 체계적으로 진행됩니다.
사실 저는 웰컴 데이 이벤트에 한 번 참석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프로그램 자체에는 큰 기대가 없었어요. 혹시 봄학기의 웰컴 이벤트 참석 후기가 궁금하다면 아래에서 확인해주세요!
제가 오로지 바란 건 바로 무료로 나눠주는 학교 굿즈(티셔츠)와 공짜 점심이었습니다. 콩고물에 관심이 더 많았죠. 모든 것이 비싼 스위스에서 무료 티셔츠와 무료 점심? 이거 못 참죠. 이것만으로도 제겐 충분히 갈 가치가 있었습니다.
또한, 제가 Data Science에서 Artificial Intelligence로 전공을 바꾸었잖아요. 그래서 같은 전공 사람들도 만나 얘기해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가을학기 Welcome Day event가 봄학기와 다른 점
단대가 아닌 학교 차원에서 진행
웰컴 데이 행사는 개강 전 일주일동안 진행됩니다. 각 단대별로 요일을 정해서 진행해요. 제가 속한 Informatics 단대는 9월 12일 금요일이었어요. 물론 세부적인 프로그램은 단대별로 구성하겠지만 주최가 학교라는 점이 봄학기와는 달랐어요.
봄학기에는 단대, 학과 차원에서 진행되었고, 모든 학과에서 웰컴 데이를 필수적으로 진행하는 건 아니었어요. 입학생도 더 적기 때문에 훨씬 소박하고 소소하게 진행됩니다.
다양한 프로그램
가을학기의 웰컴 데이는 11시부터 2시 30분까지 3시간 30분 가량 진행되었습니다. 세부적인 일정은 다음과 같아요.
| 시간 | 활동 | 
|---|---|
| from 10:30am | 접수/등록 | 
| 11:00am | Welcome and introduction | 
| 12:00pm - 2:00pm | 캠퍼스 투어 & 점심식사 | 
| 2:00pm | 티셔츠 입고 단체사진 촬영 | 
| 2:30pm | 해산 | 
봄학기 때와 달랐던 점은 인원이 굉장히 많아서 그룹을 나눠 다녔다는 점이에요. 처음에 등록을 하니 옷에 붙이는 이름표를 주더라고요. 그리고 간단한 환영인사와 단대 소개 후 비슷한 전공끼리 그룹을 나눠 함께 다녔습니다.
각 그룹별로 2명의 석사생이 인솔하며 안내도 하고 신입생들의 각종 질문에 대답도 해줬어요. 개인적으로 좋았던 건 캠퍼스 투어였는데요. 지금은 한 학기 다닌 상태라 다 아는 내용이었지만, 신입생이었다면 도움이 많이 되었을 정도로 꼭 필요한 곳만 소개해줬어요. 예를 들면 requirement 수업이 가장 많이 진행되는 건물이나 공부하기 좋은 장소, 무료로 입장 가능한 박물관, 곧 행사가 열릴 식당(멘자) 등에 대해 알려주더라고요.
그리고 메인빌딩에 있는 멘자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6.1프랑짜리 바우처가 제공되었고 저는 베지테리안 메뉴였던 팟타이를 선택해서 먹었어요. (다른 메뉴는 추가요금을 지불해야 했습니다.) 메인빌딩 멘자는 좀 다를까했지만 저의 기대는 파스스... 입맛이 정말 무딘 저는 먹을만 하긴 했지만, 스위스의 외식물가는 정말 가성비가 너무 떨어집니다. 심지어 멘자는 다른 외부 식당에 비하면 가격이 저렴한데도 말이에요.
학교 굿즈(티셔츠) 제공
제가 제일 탐냈던 것 중 하나가 무료로 배포하는 학교 티셔츠였어요. 미국 대학교는 학생들이 학교 굿즈를 정말 많이 사용하잖아요. 옷이나 컵, 목걸이, 펜 등등. 그런 분위기를 꿈꿨는데 아쉽게도 취리히 대학교는 굿즈 범벅의 분위기는 아니더라고요. 학교 굿즈를 직접 착용하거나 사용할 용기는 안났지만 하나쯤은 소장하고 싶었어요.
학교 티셔츠는 작년에 비해 디자인과 컬러가 훨씬 좋아졌더라고요. 작년에는 쨍한 파란색에 학교 로고가 정면에 크게 있어서 예쁘진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네이비 컬러로 바뀌었고 커다란 로고가 등짝 부분으로 이동해서 훨씬 나았습니다.
또한, 학생회에서 에코백을 한보따리 챙겨서 무료로 나눠주더라고요. 안에는 음료수, 노트와 필기구, 각종 할인쿠폰과 홍보물이 들어있었어요(콘돔도 있었...🫣).
|   | 
| 티셔츠와 에코백 | 
|   | 
| 에코백에 있어있던 음료수, 문구류, 할인쿠폰, 홍보물 | 
가을학기의 웰컴 데이 행사는 양손 가볍게 가서 무겁게 돌아오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편한 분위기, 많은 소통시간
가을학기의 웰컴 데이 행사는 봄학기보다 좀 더 편하고 캐주얼한 분위기였어요. 봄학기에도 엄청 경직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학교측 직원분들과 MSc Buddy가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해서 좀 더 official한 느낌이었어요. 이번에도 비슷한 전공의 석사생이 진행하기는 했지만 무언가를 물어보기가 훨씬 편한 분위기였어요. 그리고 캠퍼스 투어를 할 때 이동하는 시간 내내 동기들과 자연스레 스몰톡을 하게 됩니다. 서로 소통할 시간이 많아서 분위기가 캐주얼하다고 느낀 것 같아요.
가을학기 Welcome Day event 참석 후 느낀점
사실 제가 자주 연락하고 지내는 친구들은 대부분 학사전공이 석사전공과 다르거나 다른 이유로 requirement(석사과정을 시작하기 전 반드시 이수&패스해야하는 학부 수업)가 꽤 있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대부분 비슷한 학사전공에서 온 친구들이 많은지 requirement가 거의 없었어요.
저는 requirement로만 꼬박 1년을 들어야해서 석사과정이 최소 3년은 되는데, 여기서부터 꽤 차이가 나는구나, 순간 아차 싶더라고요. 하지만 이내 '내가 비전공자이고 이 기회에 기초 수업들은 꼼꼼히 다지고 가면 좋지' 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30대에 석사 유학을 결정한 것 자체가 남들보다 느리게 가는건데, 이제와서 갑자기 조바심 내며 불안할 필요가 있나 싶더라고요.
그리고 '이제 진짜 곧 개강이구나, 여름 방학 다 갔구나!'라는 느낌이 확 왔습니다. 이제 슬슬 긴장하고 정신 바짝 차려야겠다 싶었어요. 사실 첫 학기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하니까 그냥 하게 되었는데, 한 학기가 지난 지금, 어떤 식으로 돌아갈지 예상이 되니까 덜컥 겁이 나더라고요. 하지만 지난 학기도 잘 보냈으니, 이번 학기도 잘 보낼 수 있겠지 또다시 스스로를 다독여봅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밀도 높은 스몰톡 덕분에 진이 빠진 하루였습니다. 개강하면 이번학기에 듣게될 과목과 시간표, 강의듣는 일상을 또 올려볼게요.



